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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적 완충장치

✨SNS 유행

요즘 SNS에서는 GPT에게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이 유행이다.

내가 너와 상호 작용한 모든 내용을 바탕으로 내 사고 패턴과 의사 결정 방식,
무의식적인 편향 반복으로 드러나는 '약점'이나 맹점을 상세히 분석해줘.
그리고 각 항목에 대해 나에게 필요한 조언을 구체적으로 적어줘 5000자 이상

2025.04.10, OpenAI가 GPT에 메모리 기능을 강화한 이후부터 퍼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필자도 한번 해봤고, 아래처럼 피드백을 받았다. (신기하다)

GPT-질문

이 과정에서 나는 LLM이 주는 피드백이 더 높은 수용성이 가진다는 사실을 느끼게 되었다.
왜 그럴까 고민해봤는데, AI는 인간의 감정을 걸러내고, 필수적인 피드백만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관련된 연구논문도 있다.

이 논문에서는 LLM(ChatGPT)이 제공한 피드백이 인간 교사의 피드백보다 덜 위협적으로(threatening) 느껴지고,
학생들이 더 수용적(accepting) 으로 반응한다는 실험 결과가 제시되었다.

또한, LLM 피드백은 교육자 피드백보다 더 높은 신뢰를 얻었으며,
피드백 제공자에 대한 정보를 함께 제공하면 인식 개선 효과도 있었다고 보고했다.

🛠️ 해결하고 싶었던 문제

피드백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 부담 없이 의견을 주고받을 수 없을까?

위의 경험을 통해 나는 사람대 사람 간의 평가 과정에서 건설적인 피드백이 자연스럽게 진행되게 해서
서로에 대한 피드백 기회가 의미없는 요식행위로 변질 되는 상황을 해결하고 싶었다.

사람이 무의식적으로 남긴 날카로운 표현이나 공격적인 뉘앙스를 LLM이 걸러내고,
본질적인 피드백만 전달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중간에 LLM이 이를 수행하면, 피평가자는 감정적 상처 없이 필요한 내용만 받아들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나는 정서적 완충장치라는 개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 정서적 완충장치란

사람이 의도치 않게 주는 감정적 상처를 시스템이 대신 걸러주고 완충해주는 역할

정서적 완충장치 (Emotional Buffer) 는 사실 정식으로 사용되는 용어는 아니다.
내가 GPT와 대화하며 정의한 용어이고, 적절한 표현이라 생각되어 여기에서는 이 용어를 사용하도록 하려한다.

🗣️ 정서적 완충장치의 필요성

사람은 본디 자신의 말이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자신이 알지도 못하는 사이 감정적으로 상처를 주는 표현을 피드백에 남기게 된다.

이 점은 피드백에서 제일 큰 문제로 작용한다.
자신도 모르게 피평자가에게 상처를 주기 때문에, 피드백을 주는 사람은 피드백을 주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고,
피드백에 대한 수용성이 낮아지게 된다. 결국 피드백을 주는 것에 대한 의미가 줄어들게 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피드백 자체가 서로에게 부담이 되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

💪 정서적 완충장치 동작 예시

예시) 회사에서의 동료평가

가령 연말에 회사에서 동료간에 평가가 진행되는 상황을 생각해보자.
실명이던 익명이던 자신이 적은 평가가 동료에게 여과없이 전달될 수 있다는 생각에
대부분의 평가자들은 팀원이 개선해야할 점이나 부족한 점을 적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

이런 심리적 장벽에 의해 피평가자는 자신의 부족한 점을 개선할 기회를 놓치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중간에 LLM이 개입한다면 어떻게 될까?

단일 피드백

여기서 더 나아가면, 여러명의 피드백을 섞어서 피드백을 수용하는 사람이 누가 쓴 피드백인지 알 수 없게 할 수도 있다.

다중 피드백

이런 식으로 피드백을 주고받는다면, 피드백을 주는 사람은 감정적 상처를 걱정하지 않고 피드백을 줄 수 있고,
피드백을 받는 사람은 감정적 상처 없이 피드백을 수용할 수 있다.

결론

정서적 완충장치 기능에 대한 구현은 LLM을 활용한 개발 중 가장 난이도가 낮은 축에 속한다.
여기에 백터 임베딩이나 RAG 검색이 필요한가? 아니면 tool call이 필요한가? 모두 필요없다.

시스템 프롬프트에 정서적 완충장치에 대한 정도와 기준만 주면 끝난다.
하지만 들어가는 노력대비 효과는 좋아보인다.

필자는 상남자라 이런 기능 따위 필요 없지만, 그래도 팀 전체로 보면 분명히 도움이 될 기능이라 생각한다.
이런 기능은 회사 밖에서도 사람간에 피드백을 주고받는 것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춰줄 수 있다.

예를 들어, SNS 댓글 작성 시 공격적인 표현이나 욕설을 자동으로 완화해 제안하는 기능으로도 확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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